해리성 장애(Dissociative disorder)

해리성 장애(Dissociative disorder)

 

해리성 장애는 자기개념 즉, 의식, 기억, 정체성 또는 행동 및 환경지각 등 인격의 정신적인 통합기능에 급격하고 일시적인 장애가 생긴 상태로서, 그들 기능의 하나 또는 그 이상이 상실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기개념은 개인의 내적 경험, 타인과의 관계 및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나타나거나 습득됩니다. 자기 개념은 인간이 외부시계와 상호작용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부정적인 자기 개념은 개인적 및 사회적 부적응과 관련됩니다. 자기 개념은 가장 적응적인 상태인 자기실현에서 가장 부적응적인 반응인 이인증(해리성 장애)까지 자기 개념 반응의 연속선을 나타냅니다.

해리(dissociation)란 불안이 아주 심하면 인지적 통합기능에 장애가 와서 성격의 어느 국면이 의식으로부터 분리되어 독립된 기능을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해리된 성격의 일면은 의식적인 성격과는 전혀 동떨어져서 기능합니다.

해리성 장애는 본래 과거에 히스테리의 아형으로 분류되었던 해리형 히스테리와 과거에 하나의 증후군으로 취급되었던 이인증을 합쳐서 하나의 진단군으로 묶은 것입니다.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면 중요한 개인적인 사건들을 상기해 내지 못하는 증상을 심인성 기억상실이라 하고, 정체성에 변화가 일어나면 통상적인 자기 정체성을 일시적으로 상실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되는 정체성 장애를 다중인격이라고 하며, 또한 통상적인 자신의 현실적 느낌이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이인증이라고 하고, 의식 변화와 더불어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 이곳저곳을 헤매는 것을 심인성 둔주 상태라고 합니다.

 

1) 원인

 

(1) 생물학적 요인

해리성 장애의 유전성 여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연극성(히스테리성) 인격 장애에서 해리장애가 잘 발생하는 경향은 있습니다.

 

(2) 낮은 자존감

최근 연구에서는 자존감이 부분적으로 유전하는 특징이 있고, 환경적 영향뿐만 아니라 유전적인 것도 중요함을 확인했습니다.

 

(3) 성역할

현대사회에서 긴장의 중요한 근원은 성역할에 대한 가치, 신념 및 행동에서 생깁니다. 성역할과 업무 역할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한 결과 사회는 계속해서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결과가 성역할 행동의 사회적 기준을 반영하는 만큼, 남성과 여성 둘 다는 기준의 차이에 의해 역할갈등에 놓이게 됩니다. 만일 여성이 남성에게 바람직한 행동을 택할 경우, 여성스럽지 못하다고 비난을 받고, 만일 남성이 여성에게 바람직한 행동을 택할 경우 그는 남성다움과 성은 의문시되기도 합니다.

 

(4) 정체성 혼돈

정체성 발달을 위한 아동의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대적인 가족체계는 완고하고 폐쇄적이며 해리주체성 장애의 발병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끊임없는 간섭 또한 자녀의 선택을 방해하고 자녀를 우유부단함, 충동성 및 행동화로 이끕니다. 청소년기 아이들 또한 정체성의 문제가 복잡합니다. 청소년은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원하고 자신은 필요한 존재이며 자신을 원한다는 느낌을 갖기를 바랍니다. 그러므로 청소년은 유행과 집단의 언어에 자신의 정체성을 잃게 됩니다.

 

(5) 외상

자기 개념에 대한 문제는 개인이 적응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해리성 장애는 심한 심리적 자극이 주어졌을 때 일어납니다. 생명의 위험이 있는 상황(전쟁, 질병, 재난 등)을 경험했을 때, 그 외에도 이혼, 부부싸움, 배우자의 사망, 이별 같은 심한 심리적 자극이 있을 때도 발병합니다. 특히 다중인격 장애를 가진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유아기의 성적학대 및 심리적 학대와 같은 정서적 외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학대와 지속되는 근친상간의 가학적 학대 혹은 의식적 학대는 이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됩니다. 다중인격장애에서 나타나는 만성적이면서 널리 영향을 미치는 해리는 대개 고립된 외상의 경우보다 장기간의 성적 물리적 학대에 노출된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

 

(6) 역할긴장

기대되는 역할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역할긴장을 경험합니다. 역할긴장이란 사람이 목표한 것과는 다른 반대방향으로 진행될 때 느껴지는 좌절감 또는 부적절하게 느껴지거나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데 부적합하다고 느껴질 때의 좌절감입니다. 역할이행에는 세 가지 범주가 있는데, 첫 번째는 발달적 이행으로 성장과 관련된 변화이며, 두 번째는 상황적 이행으로 출생이나 사망 등을 통해 일어나는 의미 있는 타인의 추가나 감소를 포함하며 세 번째로는 건강 질병이행으로 건강한 상태에서 질병상태로 이동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각각의 이런 역할이행은 자기 개념에 대한 위협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7) 정신역동

해리성 장애는 근본적인 원인이 심리적인 것에 있다고 간주되며 환자로 하여금 어떤 욕구가 충족되는 방법을 제공하는 동안 불안을 회피하도록 해줍니다. 학대받는 사람들과 해리성 정체감 장애 환자처럼 무슨 일이 자신에게 발병하였는지 기억의 고통에 대항하기 위해서 특히 ‘해리’의 기전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대받는 아동은 아무도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아동은 학대자를 애착의 대상으로 여깁니다. 해리성 둔주는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이 일어나는 기간 동안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발병은 대개 외상적이고, 압박감을 주는 생활 사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정신내적 갈등이 불안을 일으키고 이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부정’을 사용하고 자아는 ‘해리’됩니다.

해리성 장애는 이런 급격한 심리적 충격이 가해졌을 때 자기의 통상적인 방어방법으로는 감당키 어려워지고 그래서 그런 어려운 상황에 대한 비정상적인 자기 방어방법을 무의식적으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해리증상을 일으키는 심리적 동기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해리증상을 일으킴으로써 위험한 외부의 자극을 차단해서 자기를 보호하는 데 있고, 다른 하나는 외부자극 때문에 얻어진 자기의 내적 갈등을 해소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중인격의 경우도 같은데 고유의 인격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키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 인격을 바꾸어 다른 인격이 됨으로써 그런 어려움을 대처해 나가는 심리적 의미가 있습니다.

 

2) 관련질환

 

(1) 해리성 기억상실(Dissociative amnesia)

해리성 기억상실은 해리 장애 중 가장 흔하며 과거 심인성 기억상실이라고 불리던 장애입니다. 이는 뇌의 기질적 손상 없이 기억에 저장되었던 개인적인 중요한 사항에 대한 기억회상 능력이 급작스럽게 변화된 상태를 말합니다. 즉 기억회상의 장애입니다. 어떤 특정한 사건과 관련되어 심적 자극을 준 부분을 선택적 또는 전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광범위한 기억상실이 특징이나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능력이 남아있습니다.

심인성기억상실은 해리성 장애의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보통 네 가지 형태가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이 국소적 기억상실로 어떤 특정 시기에 경험한 사건 전부를 기억을 회상시키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선택적 기억상실은 어떤 특정한 시기에 일어난 사건 가운데 어떤 부분만 선택적으로 기억해 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교통사고로 아내가 사망했는데 사고 현장이나 장례식 등을 자세히 기억하면서도 장인과 대화한 것에 대해서만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가장 드문 것으로 전반적 기억상실이 있는데 이는 자기의 전 생애에 대해 기억을 해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지속적 기억상실은 어떤 시기 이후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일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발병은 전시에 청년층에서 많이 발생한 보고가 있습니다. 발생빈도 또한 정상적 상황에서는 드물고 전시나 천재지변에서 더 많습니다.

 

(2) 해리성 둔주(Dissociative fugue)

해리성 둔주는 기질성 정신장애 없이 자신의 과거나 자기 신분이나 정체성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으로, 느닷없이 가정이나 직장을 떠나 방황하거나 예정에 없는 여행을 하게 되며 새로운 정체성의 행세를 하고, 본래의 자기 정체성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적인 양상입니다. 자신이 누군 인지 모르고 방황하며 지남력장애와 혼동도 일어나며 새로운 이름, 주소, 직장 등 신분을 만들거나 조용히 고립된 상태로 단순한 직업을 가지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은 고통스러운 감정적 경험으로부터 떠나고 싶은 강력한 동기가 있을 때 나타납니다. 어떤 경우에는 둔주기간에 조용하고 착실했던 고유의 인격이 상실되고 난잡하고 본능적인 행동을 하는 인격으로 변하여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3) 해리성 정체성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해리성 정체성 장애는 다중인격 장애라고도 하며 이는 자기 고유의 인격 이외에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의 다른 인격과 교체되어 그 새 인격에 의해 지배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4) 이인성 장애(Depersonalization disorder)

이인성 장애는 자기 자신이 변화했다는 이인증 또는 외부세계가 달라졌다는 비현실감을 호소하는 등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지각의 변화로서 현실감각이 일시적으로 상실되는 장애입니다. 자기지각의 변화로 자신이 기계 같거나 꿈같거나, 몸의 특정 부위가 자신의 신체부위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거나 신체로부터 분리된 것같이 느끼며 정신기능이나 감정 경험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혈실검증 능력은 정상입니다.

 

3) 치료

 

(1) 개인치료

해리성 기억상실과 해리성 둔주의 발병이 종종 급성적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최근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것은 기억력의 빠른 회복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만약 혼자 말하는 것이 비효과적이며 환자로 하여금 사건과 감정을 설명하고 기억력을 저장하도록 보조하는데 최면술이 유용할 것입니다.

 

(2) 집단치료

해리성 정체성 장애보다 덜 심각한 해리과정을 가진 환자에게는 집단치료가 유용하지만, 해리성 정체성 장애 환자에게는 신중하게 집단치료를 고려합니다. 집단치료는 이런 환자에게 너무 강렬하고 위협적일 수 있으므로 환자에게 적용되기 전에 집단의 종류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사정하여야 합니다.

 

(3) 약물요법

항정신병약물이 해리장애의 치료제는 아니나 로라제팜과 같은 항불안제는 매우 심한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항우울제 또한 적용할 수 있으나, 이때는 반드시 필요성과 약물의 분류에 대한 개인적 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4) 예술요법

예술요법은 부가적으로 유용한 치료 방법의 하나로써, 해리장애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해박한 훈련된 전문가에 의해 시행됩니다. 이것은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격려하며 파괴적인 감정을 안전한 방법으로 전환하여 표현하는 대안이고 부정의 기전을 점차적으로 소멸시키는 수단입니다.

 

(5) 환경요법

해리장애 환자는 증상이 점차적으로 일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현실감이 없거나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험한 요인이 되면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