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형 장애(somatoform disorder)
신체형 장애(somatoform disorder)는 심리적 요소가 신체적 조건에 영향을 미쳐서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억압된 정서적 갈등의 문제들이 신체적 기능상의 장애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을 말하며, 명백한 병리적 소견이 없고 병태심리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증상들이 특징입니다. 이 장애에는 많은 신체적 호소를 갖게 되는 신체화 장애(somatization disorder), 신체적 기능의 상실이나 장애가 일어나는 전환 장애(conversion disorder), 자신이 질병을 갖고 있다는 두려움 혹은 믿음인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이 신체적 결함을 갖고 있다고 우려하는 신체변형 장애(body dysmorphic), 그리고 심리적 요인들이 고통의 시작, 강도, 또는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통 장애(pain disorder)등이 포함됩니다.
신체형 장애의 세 가지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질병을 시사 하는 신체적인 호소를 하지만 명백한 기질적 변화가 없음
- 심리적 요인과 갈등이 증상의 발현, 악화, 유지의 주요 원인임
- 증상과 확대된 건강관심을 환자가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음
1) 원인
(1) 정신사회 이론
정신사회 이론가들은 신체형 장애환자는 스트레스, 불안, 좌절을 외부로 표출하기보다는 자신 내부에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내재화라고 합니다. 환자는 이러한 내재화된 감정과 스트레스를 신체적 증상(신체화)으로 표현합니다. 내재화와 신체화는 모두 무의식적인 방어기제입니다. 환자는 이러한 과정을 의식상에서 인식하지 못하며 수의적으로 이를 조절하지도 못합니다.
신체형 장애를 가진 환자는 자신의 정서와 감정을 말로 직접적으로 쉽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환자는 대인관계 갈등을 다루는 것을 매우 힘들어합니다. 갈등이나 정서적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면 신체적 증상이 더욱 악화됩니다. 악화된 신체적 증상은 안전, 관심 또는 애정과 같은 일차적, 이차적 이득의 정신적인 욕구를 통해 완화됩니다. 일차적 이득이란 직접적인 외적 이득으로 불안, 갈등,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차적 이득이란 아프기 때문에 그 결과로 가족으로부터 관심을 받거나 차를 제공받거나 또는 등을 문질러 주는 등 다른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게 되는 내적, 인적 이득을 말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정서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지는 욕구’를 배우게 됩니다.
신체화는 과거에 히스테리아로 불렸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 여성에게 흔합니다. 고대 이론가들은 설명할 수 없는 여성의 통증은 여성의 신체 구석구석으로 자궁이 옮겨 다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정신사회 이론가들은 여성에게 증가하는 신체화 빈도는 다음의 다양한 요인과 관련이 있다고 가정하였습니다.
- 남자는 어릴 때부터 강하고 남자다워야 함을 교육받으므로 성인이 되어 신체적 호소를 하는 경우가 드뭄
- 여성은 의학적 치료를 남자보다 더 자주 찾으며 사회적으로도 그렇게 하는 것이 용납이 됨
- 어린 시절 성적학대를 받은 여성의 경우 신체화와 더 관련이 있음
- 여성은 우울증과 같은 강한 신체적 요소를 포함한 정신장애 치료를 더 자주 받음
(2) 생물학적 이론
신체형 장애 환자는 부적절한 자극과 반응으로부터 동등하게 두 유형을 적절하게 분류하지 못합니다. 즉 연동운동과 같은 정상적인 신체감각을 경험하거나 실제보다 훨씬 더 병적 감각으로 해석합니다. 매우 미세한 감각투입이 신체적 증상의 인식으로 과장되거나 과장된 신체감각 반응으로 나타납니다. 직계가족 중 신체화 장애 질환을 가진 환자가 있을 경우 10~20%의 여성에게서 이 질환이 발병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3) 문화적 고려
신체화 증상의 빈도와 유형 그리고 그 의미는 문화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2) 관련 질환
(1) 신체화 장애(Somatization disorder)
신체화 장애는 신체적 원인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으면서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복합증상 장애를 말합니다. 통증, 소화기계 증상, 성적 증상, 신경계적 증상이 조합되어 나타납니다. 다른 신체형 장애와 달리 신체화장애는 신체의 여러 기관에 걸쳐 장기간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되풀이하여 호소합니다. 증상에 대한 표현은 자주 과장되고 극적이며 애매모호하고 감정적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병연령은 주로 10대 후반이며 보통 일생에 걸쳐 만성적 경과를 가집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5~20배 호발하며, 가족구성원 중에는 물질남용, 반사회적 인격이 많습니다. 의존적으로 자기중심적이며, 칭찬과 인정받기를 갈망합니다. 이란성 쌍생아 사이에 일치율이 높고, 교육수준이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 가난한 계층에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전환 장애(Conversion disorder)
전환반응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전환 장애는 대개 설명되지 않는 감각과 운동 기능의 갑작스런 손실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손실은 신경학적 장애를 암시하지만 정신적 요인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전환 장애는 불안이 감각운동 신경계통의 지배를 받고 있는 장기나 신체부분의 기능 장애로 전환되어 병리적인 이유 없이 신체기능이 상실되거나 변화를 가져오는 장애입니다. 발병연령은 사춘기나 성인 초기이며, 여성에게서 약 2~5배 많이 나타납니다. 사회경제적 하류 계층, 농촌지역, 저학력자, 지능이 낮은 사람, 전쟁의 위협에 놓인 군인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전환반응은 무의식적이고 심리적인 반응양식이나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일차적 이득은 그 환자가 자신의 충동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팔과 손의 마비로 불안이 해소되는 것입니다. 이차적 이득은 정서적으로 배려 받고, 다른 사람들을 조정할 수 있고, 불쾌한 상황이나 책임으로부터의 해방, 금전적 혜택 등의 형태로 경험하게 됩니다. 이차적 이득은 간접적인 이익이고, 대개 질병이나 신체장애를 통하여 얻어집니다. 환자는 종종 전환 증상과 그 결과로 인하여 생기는 장애에 대하여 불안이나 걱정을 거의 나타내지 않는데 이러한 증상을 만족한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환자는 실제적 증상에 국한되지 않는 면에서도 배려를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환반응의 증상은 감각기능 증상, 운동기능 증상, 기질적 증상의 세 가지고 구분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마비, 실명, 난청, 함구증 등이 있습니다. 증상은 한 환자에게 한두 가지가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나 여러 가지가 동시에 교대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전환증상의 발병 기간은 대체로 짧은 편으로 갑자기 나타나서 수 일 또는 한 달 정도 지속되다가 갑자기 소실됩니다.
전환 장애에서 관찰되는 성격적 특징은 수동공격형, 의존성, 반사회적, 연극적입니다. 우울 및 불안 장애 증상은 전환 장애에서 가장 잘 나타납니다. 치료는 지지적 정신치료가 효과적이며 벤조다이아제핀계의 약물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환기요법과 암시요법 및 행동치료도 이용될 수 있습니다.
(3) 동통 장애(Pain disorder)
동통 장애의 주요 신체증상은 통증입니다. 이는 통증을 설명할 만한 적절한 신체적 소견 없이 심리적인 원인으로 신체 중 한 곳 이상의 부위에 발생된 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장애입니다. 진단이나 사정에서 전혀 검증되지 않은 통증을 호소하거나 통증에 몰두되어 있으며 미세한 기질적 병리현상이 있는 경우에는 통증 호소가 더욱 심해집니다. 일반적으로 마취제로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으며, 발병과 악화, 유지가 정신적 요인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대체로 내적, 심리적 갈등이 상징적으로 신체 통증으로 표현됩니다. 즉, 애정의 추구, 잘못에 대한 처벌, 죄를 용서받는 하나의 방법으로 통증이 나타납니다. 방어기제는 억압, 대치, 전치, 동일시, 상징화 등이 이용됩니다. 발병 계기는 생활의 극히 어려운 일에 직면하거나 인격 발달 과정 중 한 단계에서 그 다음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흔히 발병합니다. 청소년시기와 초기 성인기에 호발하며 발병의 절정 시기는 40~50대입니다.
치료는 치료자와 환자의 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의 통증이 절실하여 심인성을 너무 직면하면 증상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증상 회복보다 재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지지치료로서 교육이나 집단치료, 약물치료, 최면요법, 암시요법, 이완요법, 자기주장훈련, 바이오피드백이 효과적입니다.
(4) 건강염려증(Hypochodriasis)
건강염려증은 자신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거나 걸릴 것이라는 공포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환자는 신체적인 감각이나 기능을 잘못 해석합니다. 즉 건강염려증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심한 병적인 집착과 끊임없는 신체적 호소 및 환경에 대한 흥미의 결여를 특징으로 하는 신체형 장애입니다. 이 장애는 실제적인 신체 건강문제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질환이나 아픈 것으로 믿거나 걱정하는데 몰두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건강염려증 행동은 의식 수준이 아닌 무의식 수준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대개 부담스럽다고 여기는 책임들을 회피하기 위하여 많은 건강한 사람들도 한두 번쯤은 꾀병을 부립니다. 만약 사람이 의식적으로 꾀병을 부린다면 그 행동은 건강염려증이 아니라 꾀병부리기라고 부릅니다.
환자는 특정한 신체기관에 어떤 질환이 있다고 끈질기게 믿고 있어서 진찰과 검사상의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설명과 설득에 쉽게 굴복하지 않지만 환자의 믿음이 고정불변은 아니어서 망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들은 여러 의사를 찾아다니면서 적절한 치료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전전긍긍하며, 우울과 불안이 합병되기도 합니다.
전환반응과는 달리 어떤 실제적 기능상의 상실이나 이상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환자는 그 증상에 대하여 걱정하고 불안해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시하고 지나가는 신체적 느낌이나 사소한 신체적 질병의 증상을 확대해서 우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자는 아픈 역할을 함으로써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으로부터 면제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책임과 의무의 도피처가 되는데 이는 자기애적 경향과 관계가 있습니다.
사춘기에 호발하며 불안, 우울, 강박 인격의 경향이 흔합니다. 남녀 모두에게 같은 빈도로 나타나며 30대의 남자, 40대의 여자에게서 시작됩니다. 결혼상태, 사회경제적 계층이나 교육수준 등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경과는 회복되었다가 다시 재발하는 등 삽화적이며 발병기간은 수개월 내지 수년간 지속되기도 합니다. 지지적인 치료자-환자 관계가 환자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약물치료 및 적절한 정신치료를 병행하면서 확신과 재교육적 지지치료를 시도합니다.
(5) 신체변형 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
신체병형 장애는 정상적인 외형적 모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코가 너무 크다든가 치아가 구부러지고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등 신체외모에 대한 결함을 상상하거나 과장되게 생각하고 집착하는 장애입니다. 가장 흔한 주 호소는 코, 귀, 얼굴 등 안면부에 결함이 있다고 믿거나 또는 이마의 모양, 머리, 손, 발, 가슴, 유방, 성기 등 신체부위의 모양에 분제나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신체부위의 결함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이 놀린다고 생각하여 환자는 밖에 나가기를 꺼려하기도 합니다.
15~20세 사이의 사춘기에 많이 발생하고 여자와 미혼자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이차적 우울, 불면, 불안이 있을 수 있고, 강박성 또는 분열성 내지 자기애적 인격장애가 흔히 동반됩니다.
(6) 미분화형 신체형 장애(Undifferentiated somatoform disorder)
미분화형 신체형 장애란 연하곤란, 식욕상실, 애매한 위장계 증상, 배뇨장애 등 자율신경계 증상을 위주로 하는 형태와 피곤과 무력감을 위주로 하는 형태로 신체형 장애의 진단기준에 맞지 않는 신체형 증상이 있을 때를 말합니다.
(7) 기타
신체형 장애는 몇몇 목적과 이득을 위해 증상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꾀병 또는 허위성 장애와 같은 다른 신체 관련 정신장애와 구별될 필요가 있습니다. 꾀병과 허위성 장애는 증상을 의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반면, 신체형 장애 환자는 자신의 신체적 증상을 의도적으로 통제할 수 없습니다.
⓵ 꾀병(Malingering)
꾀병은 의도적으로 거짓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만들어 내거나 과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결과로 일을 회피하거나 범죄 기소를 피하기 위해 또는 약물을 얻거나 재정적인 보상을 얻는 등의 외적인 보상을 얻기 위함입니다.
⓶ 허위성 장애(Factious disorder)
허위성 장애는 오로지 관심을 받을 목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낼 때 발생합니다. 허위성 장애를 갖는 사람들은 관심을 받기 위하여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허위성 장애로 잘 알려진 용어는 뮤하우젠증후군(Munchausen syndrome)입니다. 뮤하우젠 증후군은 의료인의 관심을 얻기 위하여 또는 희생자를 구하는 영웅이 되기 위하여 누군가에게 병이나 상해를 입힐 때 발생합니다.
⓷ 신체정체성통합 장애(Body identity integrity disorder)
신체정체성통합 장애는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멀리하고 절단을 원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용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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