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NA의 입체 구조
1953년 왓슨과 크릭은 그 당시까지 알려진 DNA의 화학적 구조에 대한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윌킨스의 DNA의 X선 회절 사진을 바탕으로 DNA의 분자 구조, 즉 이중 나선 구조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밝힌 DNA의 입체 구조는 두 가닥의 새끼줄에 가로대가 꿰어져 있는 사다리 모양으로, 두 가닥의 폴리뉴클레오티드 사슬이 나선상으로 꼬여 있는 구조인데, 이를 이중 나선 구조라고 합니다. 여기서 새끼줄은 폴리뉴클레오티드 사슬의 당과 인산이 반복적으로 결합한 것이고, 두 개의 폴리뉴클레오티드 사슬 사이의 염기들의 결합은 사다리의 가로대에 해당합니다. 염기는 수소 결합을 통해 서로 붙들려 있는데 분자 구조상 아데닌(A)은 티민(T)과 결합하고, 구아닌(G)은 시토신(C)과 결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를 상보적 결합이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A과 T 사이에는 수소 결합이 2개, G과 C 사이에는 수소 결합이 3개씩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A-T 결합을 이중 수소 결합(A=T), G-C 결합을 삼중 수소 결합(G≡C)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이중 나선으로 되어 있는 DNA 사슬의 폭은 2nm이며, DNA 사슬이 한 바퀴 도는 데 10개의 염기쌍이 들어 있고, 10개의 염기쌍 사이의 거리는 3.4nm입니다.
유전자의 구성 요소가 DNA라면, 비교적 단백질보다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DNA가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물체의 다양한 유전적 정보를 어떻게 저장할 수 있을까요? 이것에 대한 의문도 왓슨과 크릭에 의하여 DNA의 분자 구조가 밝혀짐으로써 해결되었습니다. 왓슨과 크릭의 모형에 의하면, 염기 서열로 형성된 DAN의 정보량이 모든 생물체의 다양성을 나타내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중 나선 구조는 자기 복제를 통한 생명의 연속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 DNA의 복제
생물의 생장은 체세포 분열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모세포와 동일한 2개의 딸세포가 형성됩니다. 유전 정보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DNA가 복제되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서 DNA가 똑같이 복제되는 것일까요?
왓슨과 크릭이 밝힌 DNA 이중 나선 구조에서 상보적으로 결합한 염기쌍의 형태는 DNA 복제 방식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왓슨과 크릭은 DNA 두 가닥의 사슬이 먼저 분리되고, 분리된 사슬이 각각 주형으로 작용하여 상보적인 새 사슬이 합성되면서 DNA가 복제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복제된 DNA 분자는 원래 있던 한 가닥의 사슬과 새로 합성된 한 가닥의 사슬로 구성되므로 항상 한 가닥의 DNA가 보존됩니다. 이러한 방식의 복제를 반보존적 복제라고 합니다.
1958년, 메셀슨과 스탈은 DNA가 반보존적으로 복제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하였습니다. 그들은 무거운 질소(15N)로 표지 된 15NH4Cl이 들어 있는 배지에서 대장균을 배양했습니다. 그리하여 대장균의 DNA에 포함된 가벼운 질소(14N)를 모두 무거운 질소(15N)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이 대장균을 가벼운 질소(14N)가 포함된 배지에 옮겨서 1세대와 2세대를 얻었습니다. 이렇게 배양한 대장균의 DNA를 추출하고 초원심분리기로 DNA의 밀도를 조사하였습니다.
원심 분리 겨로가, 15N을 포함한 배지에서 배양한 대장균에서 추출한 DNA는 원심관의 밑부분에 모였습니다. 1세대 대장균에서 추출한 DNA는 모두 원심관의 가운데 부분에 모였고, 2세대 대장균에서 추출한 DNA의 절반은 원심관의 가운데 부분에, 나머지 반은 윗부분에 모였습니다.
14N에서 배양한 1세대 대장균에서 얻은 DNA가 원심관의 가운데 부분에 모이는 것은 한 번 분열하였을 때, DNA가 무거운 질소로 표지 된 DNA(15N-15N)와 가벼운 질소로 된 DNA(14N-14N)의 중간 정도의 밀도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1세대 대장균의 DNA가 15N-15N으로 표지 된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2세대 대장균으로부터 추출한 DNA가 원심관의 가운데 부분과 윗부분에 모이는 것은 두 번 분열하였을 때, DNA의 밀도가 15N-4N과 14N-14N으로 표지 된 2가지 DNA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험 결과를 통해 복제된 DNA의 두 가닥 중 한 가닥은 원래의 DNA 가닥이며, 다른 한 가닥은 원래의 DNA를 주형으로 하여 새로 합성된 가닥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 메셀슨과 스탈은 DNA가 반보존적으로 복제된다는 것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러면 실제로 DNA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복제될까요?
DNA의 자기 복제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DNA가 나선 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복제가 이루어지려면 염기쌍 사이의 수소 결합이 끊어지면서 이중 나선 구조가 풀려야 합니다. 나선 구조를 이루던 사슬이 풀리면 DNA 중합 효소에 의해 각각의 사슬에 상보적인 뉴클레오티드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DNA가 형성됩니다.
DNA 이중 나선의 두 사슬은 징행하는 방향이 서로 다르며, 각각의 DNA 사슬에는 5‘ 말단과 3’ 말단이 있습니다. 숫자 5와 3은 뉴클레오티드에 있는 탄소의 번호로서, 5‘ 탄소에는 인산기가, 3’ 탄소에는 수산기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DNA 가닥이 서로 반대 방향을 하고 있는 것은 DNA 복제에 매우 중요합니다. DNA 중합효소는 DNA 사슬의 3‘ 말단에만 새로운 뉴클레오티드를 첨가할 수 있기 때문에 DNA의 복제는 항상 5’→3‘ 방향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DNA 복제 과정에서 새로 합성되는 DNA 사슬의 염기는 주형으로 작용하는 DNA 사슬의 염기와 상보적으로 정확하게 결합되어야 하고, 두 가닥의 DNA가 동시에 신속하게 복제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은 DNA 복제에 관여하는 여러 가지 효소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DNA는 복제되어 다음 세대에 유전 정보를 전달하고, 다음 세대는 어버이로부터 물려받은 유전 정보를 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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